블랙핑크는 왜 미국, 유럽에서도 성공한 걸그룹이 되었나?

레코드 제조기, 차트 상위권, 트렌드 리더, 게임 체인저.

블랙핑크를 표현하는 말들은 위 4가지의 표현들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단 몇 곡만으로도 그 많은 K-Pop 그룹 중에서 왜 블랙핑크가 K-Pop 퀸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또, 지구 반대편 서구권에서도 블랙핑크는 왜 동경의 대상이자 K-Pop의 대명사가 되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최근 월드 투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블랙핑크를 감격스러워하는 나름 팬으로서 자신만의 언어로 분석해 볼까 합니다.

블랙핑크는 국내 3대 연예 기획사 중 하나인 YG 엔터테인먼트에서 탄생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YG는 싸이, 빅뱅, 2NE1 등 국내 K-Pop 최전성기 그룹이나 가수를 다수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블랙핑크는 2NE1의 뒤를 잇는 여자 아이돌이었습니다.

2NE1은 데뷔부터 국내 연예계를 휘어잡을 정도로 큰 임팩트를 주었는데요. 그래서 YG의 첫 번째 걸그룹으로서 가장 성공한 그룹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2009년 데뷔를 뒤로 하고 2016년 돌연 해체되었고 뒤이어 바로 블랙핑크가 YG의 두 번째 걸그룹으로 데뷔하게 됩니다.

2NE1의 뒤를 잇는 걸그룹으로 국내 팬들은 블랙핑크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컸었는데요.

YG의 수장인 양현석씨의 말 그대로, 소녀시대 같은 예쁜 가수들이 힙합을 한다면 어떨까 해서 만든 게 블랙핑크라고 합니다.

양현석씨의 의도대로 블랙핑크는 데뷔부터 엄청난 히트를 했는데요.

특히, 휘파람 후에 '붐바야'를 내놓았을 때 정말 대단한 히트였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어떻게 블랙핑크가 서구권으로 시장을 확대했는지 나름의 분석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위해 음악, 이미지, 마케팅, 팬덤 이렇게 4가지 측면에서 말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음악적인 측면입니다.

음악은 2NE1 선배들이 세운 스타일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거기다 R&B와 발라드의 영향을 받은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과 힙합에서 가져온 무거운 비트가 스며든 팝 음악을 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블랙핑크의 음악을 Catchy, Melodic이라고 하는데요.

즉, 귀에 쏙쏙 들어 오고, 멜로디 라인이 듣기 좋고, 강렬한 타격감과 초조함까지 가지고 있죠.

미국으로 따지면 Cardi B, Ariana Grande, Lady Gaga 같은 가수의 곡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꼴입니다.

그렇지만 블랙핑크는 서구권에서도 통할 그들만의 팝 브랜드를 구축했습니다.

블랙핑크 멤버 개개인의 독특함으로 블랙핑크 음악이 나타내는 개성이 확실히 차이가 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로제는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메인 보컬로 꼽히며, 지수와는 다른 가창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지수 또한 로제와는 다르게 안정된 보컬 실력을 가지고 있죠.

제니는 여유로운 보컬과 랩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공격적인 스웩으로 전달되는 리사의 랩과도 아주 다릅니다.

제니가 국내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블랙핑크는 개개인의 에너지가 모여 하나로 완성된다고 했듯이, 뚜렷한 개성과 각각의 장점이 한 군데로 모여 완전체 블랙핑크가 나왔다고 합니다.

K-Pop의 모든 노래가 이제는 한 곡당 50% 이상이 영어일 정도로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작사하는데요.

블랙핑크도 예외는 아닙니다. 의미를 전달하고자 할 때는 한국말로 하지만 Catchy하고 Melodic한 부분에서는 무조건 영어로 작사합니다.

그리고 블랙핑크의 가사를 유심히 살펴보면 로맨스, 독립, 여성 파워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미지 측면에서 분석해 볼 때 블랙핑크라는 그룹 이름과도 잘 맞는 이미지인거죠.

블랙핑크라는 이름은 단순히 두 개의 색상을 무작위로 조합한 것이 아니라 상반된 개념의 블랙과 핑크라는 개념의 조합을 나타냅니다.

터프함을 상징하는 블랙과 귀여움을 상징하는 핑크인거죠.

YG는 핑크라는 색이 단순히 예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블랙핑크는 사실 예쁜 게 전부가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즉, 미모뿐만 아니라 실력까지 겸비한 팀이라는 거죠.

아름다움과 대담함, 여성스러움과 야만성의 조합이 바로 블랙핑크가 상징하는 것이죠.

블랙핑크는 대표적인 K-Pop 걸 크러시 컨셉의 장본인인데요.

오늘날 여성에 대한 사회적 지위와 여성 파워는 전 세계적인 화두입니다.

기존 남성 중심의 가치관에서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강하고, 용감하고, 독립적이고, 힘 있는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블랙핑크는 이러한 모든 개념을 대표하여 이것들을 블랙핑크만의 댄스 안무와 뮤직비디오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또한 블랙핑크 개개인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대표하는 홍보 모델인데요.

스스로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며 블랙핑크가 추구하는 강렬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글로벌한 매력까지 보탰습니다.

한국 음악 평론가 김영대씨의 말대로 블랙핑크의 이미지가 블랙핑크의 성공 요인 중 가장 중요한 하나라고 언급한 걸 보더라도 음악적인 면과 더불어 이미지적인 면이 블랙핑크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번 째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블랙핑크를 바라봐야 할 시간인데요.

음악과 패션으로 전 세계 팬들을 휘어 잡는 블랙핑크의 노래에는 귀에 쏙쏙 들어와 기억하기 쉽고, 또 화려한 이미지의 뮤직비디오는 YG 마케팅의 가장 핵심적인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YG가 내세우는 마케팅 철학인 거죠.

YG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는 희소성의 개념을 활용하는 것인데요.

이 희소성을 활동 주기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블랙핑크의 경우 2017년 컴백 싱글인 '마지막처럼'을 공개하기까지 데뷔 후 8개월이 걸렸습니다.

다른 K-Pop 가수들과는 다르게 블랙핑크의 정규 앨범은 극히 드문데요.

대신 몇 달 간격으로 곡 한 개를 내놓거나 다른 활동을 이어갑니다.

데뷔 4년 만인 2020년이 되어서야 첫 정규 앨범 'The Album'을 발표할 정도니까요.

전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블랙핑크가 20여개의 노래만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바로 YG의 희소성 전략에 따른 겁니다.

신곡이 릴리스 되기 몇 달 전부터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희소성을 사용하여 막대한 투자와 더불어 빅히트를 치는 YG만의 마케팅 전략인 거죠.

그래서 블랙핑크의 컴백은 수백만 명이 손꼽아 기다리는 글로벌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이 최종 결과는 맨 처음에서도 밝혔듯이 레코드 제조기, 차트 상위권, 트렌드 제조기, 게임 체인저가 되는 거죠.

실제 많은 블랙핑크 싱글곡들이 YG의 이러한 마케팅 전략 덕분에 신기록도 세웠습니다.

예를 들어 2019년의 'Kill This Love' 뮤직비디오는 공개 24시간만에 무려 5,67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유튜브에서 가장 큰 뮤직비디오가 되었는데요.

이 기록은 결국 블랙핑크 자신이 깼습니다.

1년 후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데뷔 24시간 만에 8,64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그들이 세운 종전 기록을 경신했죠.

뮤직비디오가 나와서 하는 얘기지만 K-Pop이 전 세계적인 흥행에 가장 큰 역할을 한게 바로 뮤직비디오인데요.

물론 유튜브의 역할도 플랫폼으로서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YG는 뮤직비디오에서도 진심이었는데요.

YG는 아티스트를 위해 시각적으로 화려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개의 뮤직비디오에 수백만 달러를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정도니까요.

그 결과 뮤직비디오의 퀄리티는 서구권 가수의 뮤직비디오와 경쟁할 만큼 매우 높은 퀄리티를 보유하게 되었으며, 실제 제가 볼 때는 서구권 퀄리티를 뛰어넘었다고 봅니다.

마지막 측면인 팬덤 측면인데요.

YG는 블랙핑크라는 그룹을 론칭했을 때부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항상 서구권 팬을 대상으로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멤버 모두가 명품 브랜드의 글로벌 앰버서더인 것도, 서구권 팬은 염두에 둔 것이고, 2018년 미국 레코드 레이블과 파트너 관계를 맺은 것도 다 서구권 팬들을 염두에 둔 결과인 겁니다.

같은 시기에 Dua Lipa는 'Kiss and Make Up'이라는 노래를 블랙핑크와 협업했었는데요.

이런 콜라보레이션과 인터스코프같은 서구권 레이블과의 계약은 블랙핑크가 서구권으로 진출하는 데 초창기 아주 큰 힘을 줬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속도를 늦추지 않고 노력한 결과 미국 TV 시장에도 진출했었는데요.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 'Good Morning America'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때가 바로 레이디 가가와 'Sour Candy' 라는 곡을 협업했을 때입니다.

하지만 블랙핑크가 미국 땅에서 가장 큰 임팩트를 준 거는 바로 2019년 코첼라 무대죠.

이 코첼라 무대에 등장한 것만으로 블랙핑크는 K-Pop 걸그룹 최초로 권위 있는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펼치며 서구권에 블랙핑크라는 이름을 크게 각인시킨 성공적인 그룹이 되었습니다.

팬덤을 얘기할 때 잊을 수 없는 이름 블링크(Blinks)가 있는데요.

블랙핑크 팬덤을 블링크라고 합니다. 블링크 같은 엄청난 추종자를 보유하지 못했더라면 이렇게 까지 서구권에서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멤버 4명 중 3명이나 영어를 유창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블랙핑크는 팬들과 소통하려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여러 SNS에서 활동하는데요.

현재 인스타에서 가장 많이 팔로우된 블랙핑크는 리사 개인으로 볼 때도 인스타그램 플랫폼에서 8,060만명의 팔로워를 현재 보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블링크의 역할은 이게 끝이 아닙니다. 한국 음반 시장 최초로 100만장 이상 판매된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K-Pop 걸그룹 역대 베스트셀러 앨범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9년 발표한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는 빌보드 핫 100에서 K팝 걸그룹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한 곡이 됐습니다.

현재 그들은 7,6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YouTube에서 가장 많이 구독된 아티스트인데요.

뮤직비디오 5편이 10억 뷰를 돌파했고 '뚜두뚜두' 뮤직비디오가 19억 뷰를 돌파할 정도입니다.

정말 숫자 하나하나에 너무 감흥이 안 오는데요.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만으로도 3개의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또한 Spotify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K-pop 걸그룹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게 블랙핑크의 짧은 활동기간으로 이루어진 건데요. 사실 블링크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까지 블랙핑크가 서구권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음악, 이미지, 마케팅, 팬덤 이렇게 4가지로 세분화하여 알아보았는데요.

블랙핑크 팬으로서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그럼.